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 거리가 꽤나 쌀쌀해 보여서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기도 하고. 마침 할 일도 없고 해서 노트북을 켰다. 뉴스에서는 연일 청년 복지니 일자리니 떠들어대는데, 정작 내 손에 닿는 혜택이 뭐가 있을까 싶어 검색창에 청년 지원 사업들을 기웃거렸다. 작년에 받았던 청년문화예술패스가 문득 생각난 거다. 그때 15만 원 정도 지원받아서 전시회도 몇 번 가고 나름 쏠쏠하게 썼던 기억이 났다. 올해도 신청 기간이 됐길래 당연히 될 줄 알고 로그인 버튼을 눌렀다.
엉뚱하게 뜬 전액미사용 메시지
로그인을 하고 신청 페이지로 넘어갔는데, 화면에 큼지막하게 ‘전액미사용자’라는 문구가 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작년에 분명 15만 원을 다 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 번 결제한 기록이 분명 있는데 왜 전액미사용이라고 나오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고객센터는 주말이라 당연히 연결이 안 되고, 어디 물어볼 곳도 없어서 답답한 마음만 커졌다. 나중에 알아보니 작년에 받은 지원금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전액미사용자로 분류된다는데, 나는 분명히 사용했단 말이지. 뭐가 꼬인 건지 아니면 내가 뭔가 놓친 게 있는지, 그냥 시스템 오류인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정책 홍보와 현실의 간극
뉴스를 보면 정치인들은 매번 청년을 껴안겠다고 하고, 서울시립대나 여러 기관들이 협력해서 청년 취업 지원이나 청년ON라운지 같은 걸 만든다고 홍보한다. 그런데 막상 일상에서 이런 복지 혜택을 챙기려고 하면 왜 이렇게 과정이 번거로운지 모르겠다. 15만 원이라는 금액이 엄청나게 큰돈은 아닐지 몰라도, 사회초년생 입장에서는 문화생활을 조금이라도 더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지원금인데 말이다. 정책을 만드는 분들은 이런 행정적인 오류나 시스템의 불친절함이 얼마나 사람을 허탈하게 만드는지 알까 싶다.
해결되지 않은 의문과 남은 주말
결국 신청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창을 닫아버렸다. 작년에는 신청이 꽤 수월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뭐가 달라진 건지, 아니면 내 기록이 어디서 누락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월요일이 되면 전화를 해봐야 할 텐데, 벌써부터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게 뻔해서 한숨이 나온다. 작년에 연극 한 편 보고 전시회 몇 군데 다녔던 즐거웠던 기억이, 오늘 이 화면 하나 때문에 괜히 찝찝해진 기분이다.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누군 되고 누군 안 된다고 하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건지 내 개인적인 문제인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주말에 날씨도 안 좋은데 괜히 헛물만 켠 것 같아서 좀 멍하다. 이렇게 복지 정책이라는 게 매번 ‘신청만 해봐라’ 수준으로 멈춰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결국 해결은 월요일에 나겠지만, 당장 지금은 해결할 수 없는 이 찝찝함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전액미사용자라니, 제가 분명 문화예술패스 써본 기억이 있는데… 혹시 시스템 오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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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액미사용자라니… 작년에도 이렇게 됐던 건 줄 모르겠네. 뭔가 시스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답답한 마음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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