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초기 자금 흐름이 막히기 시작하던 시점
사업자를 내고 물건을 떼어오고 나니 통장 잔고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었다. 해외구매대행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내 자본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광고비 조금 쓰고 나니 정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신규법인 대출을 알아보려고 주거래 은행에 갔더니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법인에게는 사실상 아무것도 해주기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정책자금이니 청년창업지원금이니 하는 것들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 서류를 챙기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서류 떼는 것부터 시작해서 은행이 요구하는 재무제표까지, 없는 실력을 발휘해 서류를 만들어 제출해도 결국 돌아오는 건 거절 혹은 높은 금리의 벽이었다.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이라도 받아서 사업 자금을 굴려볼까 고민했지만, 이미 집을 살 때 받은 대출 때문에 추가로 나오는 금액은 턱없이 부족했다.
후순위 담보대출을 처음 알게 된 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다가 우연히 사업자 후순위 담보대출이라는 걸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이미 아파트에 대출이 잔뜩 끼어 있는데, 어떻게 또 돈을 빌려준다는 건지 의아했다.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 은행에서도 비대면으로 이게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밤늦게 휴대폰을 붙잡고 시도해봤다. 24시간 비대면 신청이라니, 편하긴 정말 편했다. 3억 원짜리 아파트라면 이미 선순위로 잡힌 금액이 꽤 있는데, 그 상태에서 추가로 대출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다만 금리가 만만치 않았다. 대충 계산해보니 5~7%대 사이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데, 사업 운영 자금이 당장 급한 나에게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새마을금고 담보대출 쪽도 알아봤는데, 거기는 지점마다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
아파트 지분 문제로 고민이 깊어지다
결국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상담사라고 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다들 자신 있는 말투였다. 그런데 막상 내 상황을 자세히 말하니 아파트 지분 담보대출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부부 공동명의로 되어 있는 아파트라서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참 껄끄러웠다. 사업하는 걸 가족에게 다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대출 서류를 준비하려면 결국 가족의 인감증명서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럴 때마다 내가 사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빚만 늘리고 있는 건지 현타가 왔다. 롯데렌탈이나 SK렌탈 같은 큰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기사를 보면 LTV가 100%를 넘긴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개인인 나에게는 80% 근처만 가도 은행에서는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LTV 100%라는 수치가 얼마나 높은 벽인지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대출 승인 이후에도 찜찜함은 남았다
우여곡절 끝에 대출이 나오긴 했다. 신용도가 낮아도 담보가 있으니 어떻게든 승인은 났다. 그런데 대출금을 받고 나니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사업자 대출을 받아 부동산 용도 외로 유용하는 것에 대한 점검이 강화된다는 뉴스가 계속 눈에 띄었다. 나는 분명 사업 자금으로 쓰려고 받은 건데, 매달 나가는 이자가 정말 사업 수익보다 적은 게 맞는지 매일 계산기를 두드린다.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도 깐깐해지고, 가계대출 자체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강해서 그런지 사업자 대출도 언제 막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대출을 받기 전에는 ‘돈만 나오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통장에 돈이 꽂히니 매달 돌아오는 이자 상환 날짜가 더 무서워졌다.
아무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사업을 하는 건지, 아니면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는 건지 가끔은 나 자신도 헷갈린다. 은행 상담원들은 친절하지만 결국 자기네 상품을 파는 것일 뿐, 내 사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사업자 대출을 받으면 금방 돈을 벌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출금 이자 내고, 물건 비용 내고, 세금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게 거의 없다. 오히려 마음만 더 급해졌다. 20년 만기라고는 하지만,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겨서 만기 연장이 안 되면 어쩌나 싶은 걱정은 여전하다. 이런 찝찝한 상태로 하루하루 버티는 게 사업인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내 무모함이 불러온 결과인가 싶기도 하다. 이 대출금이 독이 될지, 아니면 정말 도약의 발판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냥 이번 달 이자나 무사히 갚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제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사업 자금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이자율 때문에 매일 계산하는 게 정말 번거롭죠.
답글
롯데렌탈 같은 큰 기업들이 LTV를 100% 넘기는 거 보니까, 개인의 경우 LTV가 80%에도 손사래치는 은행 상황이 더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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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구매 대행업 시작하면서 사업자 등록 후 자금 흐름이 막히는 상황 공감했어요. 정책 자금 준비 없이 시작하는 것의 어려움 겪어보신 분이라면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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