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착각
회사를 그만두고 내 사업을 해보겠다고 미추홀구 근처에 작은 작업실을 얻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정부지원금이었다. 특히 내가 살고 있고 사업자등록을 할 예정이었던 인천에서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대책이 꽤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수많은 정보들을 보며, 대충 계획서 하나 적당히 잘 쓰면 나라에서 몇 천만 원씩 턱턱 얹어주는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세상 물정을 너무 몰랐다. 그냥 만 39세 이하 청년 사업자라는 조건만 맞으면 웬만한 건 다 쉽게 풀릴 줄 알았던 것이다. 공고문을 처음 다운로드받았을 때의 그 막막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글 파일로 된 서식은 왜 그렇게 입력해야 할 칸이 많은지, 사업 계획은 또 왜 그렇게 거창하게 적어야 하는지 시작부터 머리가 아팠다.
제물포스마트타운까지 직접 서류를 들고 찾아갔던 날의 기억
내가 신청하려던 사업은 온라인 접수도 가능했지만, 서류에 작은 오타나 누락이라도 있으면 바로 탈락할까 봐 굳이 담당자 얼굴이라도 보며 확인받고 싶었다. 그래서 인천 미추홀구 석정로에 있는 제물포스마트타운에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왜 그리 덥던지, 서류 뭉치를 가방에 가득 넣고 걸어가며 등에 땀이 흥건히 젖었다. 서류 준비에만 거의 3주가 꼬박 걸렸는데, 막상 담당 창구에 가니 직원은 건조한 표정으로 서류를 한 장씩 넘겨볼 뿐이었다. 국세나 지방세 완납증명서 같은 건 당연히 챙겼어야 했는데 출력 오류로 누락된 걸 거기서 발견했다. 결국 건물 1층에 있는 무인민원발급기로 뛰어가서 서류를 다시 떼서 제출했다. 접수를 겨우 마치고 나오는데 심사 결과 발표까지 두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힘이 쭉 빠졌던 기억이 난다.
경기도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비교하며 느꼈던 아쉬운 점
비슷한 시기에 경기도 수원에서 쇼핑몰 창업을 시작한 대학 동기가 있었다. 그 친구는 경기도 청년창업 지원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었는데, 가끔 통화를 하며 서로 지원 내용을 비교해보니 묘하게 속이 상했다. 경기도 쪽은 매달 나가는 공유오피스 입주 비용이나 임차료 지원 항목이 비교적 유연하게 잡혀 있었던 반면, 내가 신청한 인천의 사업은 주로 시제품 제작비나 마케팅 비용, 특허 출원 비용 같은 특정 용도로만 제한되어 있었다. 당시 나에게 가장 급한 건 꼬박꼬박 나가는 월세였는데, 인천 지원금으로는 임차료를 해결하기가 너무 까다로웠다. 물론 지역마다 예산 규모나 사업 설계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왜 내가 있는 지역은 이런 고정비 지원에 더 깐깐할까 하는 아쉬움이 내내 마음 한구석에 남았다.
1,500만 원 한도의 지원금이 가진 실상과 사후 정산의 압박
우여곡절 끝에 최종 선정 통보를 받았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1,500만 원이라는 한도가 적힌 공문을 보고 머릿속으로 이 돈을 어디에 먼저 쓸지 행복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오고 나서야 실상을 알게 되었다. 정부가 내 통장에 1,500만 원을 현금으로 쏴주는 게 아니었다. 일단 내 카드로 먼저 결제를 하고, 증빙서류를 제출해서 기관의 심사를 통과하면 나중에 환급해주는 사후 정산 방식이었다. 당장 수중에 여유 자금이 한 푼도 없던 초보 창업자에게는 이게 청천벽력 같았다. 당장 웹사이트 개발업체에 줘야 할 계약금 500만 원을 먼저 내 돈으로 결제해야 하는데, 결국 카드론을 받고 개인 마이너스 통장까지 털어서 겨우 메꿨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빚을 먼저 져야 하는 이 기묘한 상황이 참 모순적이라고 느껴졌다.
매달 말일마다 광고비 영수증 때문에 담당자와 실랑이를 벌였던 순간
선정이 되고 나면 편할 줄 알았는데, 진짜 고생은 매달 찾아오는 정산 시기였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뛰어다니는 시간보다 증빙 서류를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썼던 것 같다. 세금계산서, 비교견적서, 이체확인증은 기본이고 결과물 증빙 사진까지 일일이 폴더별로 정리해서 제출해야 했다. 한번은 마케팅 비용으로 페이스북과 구글 광고를 집행했는데, 매체사에서 제공하는 영수증 양식이 한국 세법 기준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를 당했다. 담당 기관 직원과 전화로 몇 번이나 실랑이를 벌였는지 모른다. 외국계 기업이라 세금계산서 발행이 원래 안 된다고 사정해도,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내 피 같은 돈 30만 원가량은 지원금 청구를 포기하고 고스란히 개인 비용으로 처리해야 했다. 이럴 때마다 내가 사업을 하는 건지 행정 처리를 하려고 창업을 한 건지 자괴감이 들었다.
지원 사업 기간이 모두 끝나고 나서 통장을 보며 들었던 복잡한 생각
1년이라는 약정 기간이 끝나고 최종 정산까지 완료되었을 때, 시원섭섭하다기보다는 솔직히 해방감이 훨씬 컸다. 통장을 정리해보니 1,500만 원 중 일부 반려되거나 내 실수로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제외하고 대부분 보전받기는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날아간 시간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기회비용으로 따져본다면, 과연 이게 온전히 남는 장사였을까 하는 의문이 아직도 든다. 만약 다시 처음 사업을 시작하던 때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깐깐한 지원금을 신청하는 대신 금리가 조금 있더라도 조건이 덜 복잡한 청년사업자금대출을 받아서 마음 편하게 내 페이스대로 움직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나랏돈을 받아 쓴다는 게 얼마나 꼼꼼해야 하고 눈치 보이는 일인지 몸소 배웠으니 아주 헛된 경험은 아니었겠지만, 지금도 미추홀구 방향으로 운전할 때면 가슴 한편이 묘하게 답답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정산 시기에 증빙 서류 준비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어요. 특히 세법과 맞지 않는 영수증 때문에 반려당하는 경험은 상상만 해도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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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동기분처럼 지역별 지원 조건 차이나서 답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사업 초기,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자금난 때문에 고생하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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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계획서 작성할 때, 정말 복잡한 양식이 많아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어요. 특히 세금 관련 내용들을 보면서 뭔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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